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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업의 시작 [삼성 #17]

by 세상의모든지식 202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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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병철의 셋째 아들 건희는 동양방송, TBC의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1973년에 발생한 오일쇼크 이후, 한국이 새로운 첨단 산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시기, 건희는 오일쇼크로 인해 한 회사가 파산할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바로 한국반도체라는 회사였습니다.

건희는 우선 ‘반도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반도체 산업은 미세한 작업이 요구되며 먼지 한 톨도 용납할 수 없는 아주 깨끗한 환경에서 작업을 해야 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젓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재주가 뛰어나며 집에서는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문화를 가졌기 때문에 청결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 병철에게 “아버지, 반도체는 주식회사와 원자력과 함께 인류의 역사를 바꾼 3대 발명품입니다. 전자사업을 하려면 반도체 사업도 당연히 해야 합니다.”라며 삼성 그룹이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기를 건의했습니다.

당시 반도체 산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5조~6조 원이 필요했으며 1개의 반도체 라인을 만드는 데만 해도 1조 원이나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반도체가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타사보다 조금 더 빠르게 개발하면 초대박이 날 수도 있었지만 타사보다 조금만 늦어도 완전 쪽박이 나는 리스크가 아주 큰 사업이었습니다. 

그래서 병철은 아직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하여 건희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74년 12월 6일, 건희는 자신의 개인 자산 4억 원으로 대뜸 한국반도체 주식 50%를 매입하며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버렸습니다.

건희는 ‘반도체라는 씨앗은 결코 남에게 빼앗길 수 없는 종자’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아직 한국반도체의 기술이 부족해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던 겁니다.

비실비실한 상태로 겨우 버티고 있던 한국반도체는 결국 1977년 12월, 삼성그룹에 인수되어 삼성반도체 주식회사가 되었다가 1980년 1월, 삼성전자에 흡수되어 반도체사업부로 개편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체 설계 기술이 없었던 탓에 반도체사업부는 계속 적자상태를 유지하며 삼성그룹 내에서도 미운 오리로 낙인찍혀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병철은 직접 나서서 반도체사업부를 살려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병철은 잘 알고 지내던 일본의 한 반도체회사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후 그 반도체회사 회장은 직원들을 보내  삼성반도체의 부천공장을 방문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공장을 방문한 이후 어떠한 피드백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경쟁상대가 될 업체에게 정보를 주고 싶지 않았을 거라고 추정됩니다. 

“아니, 도대체 반도체가 뭐고? 반도체가 얼마나 중요하길래...”

이날 이후로 병철은 반도체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1977년, 한국반도체가 삼성그룹의 애물단지 노릇을 하고 있던 무렵이었습니다. 1년 전 위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병철은 급히 건희를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합니다.

일반적으로 재산을 상속할 때, 부모가 살던 집은 장남이 물려받는데, 병철은 자신이 살고 있던 장충동 본가를 건희에게 넘겨준 것입니다.

그렇게 1979년 2월, 건희는 삼성그룹의 부회장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1983년 2월 8일, 반도체에 대해 오랜 기간 공부하며 고민해 온 병철은 도쿄에서 한국에 있던 중앙일보 사장 홍진기에게 전화하여 ‘누가 뭐래도 반도체를 밀고 나가겠다.’고 선언했고 이 소식은 중앙일보를 통해 전해지게 됩니다. 이것을 ’도쿄 선언’이라 부릅니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반도체 사업 목표는 당시 세계 D램 시장의 주력 제품이던 ‘64K D램’을 양산하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설계도면을 마이크론으로부터 들여온 뒤, 나머지 모든 공정 프로세스를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1983년 12월 1일,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간 지 6개월 만에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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