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1월 9일, 병철이 삼성상회와 조선양조를 운영하고 있던 당시 일곱 번째 자녀이자 셋째 아들인 건희가 태어납니다.
그런데, 건희는 젖을 뗀 시점부터 의령에 있던 친할머니 권재림에게 보내져 길러졌습니다.
그리고 유치원을 다닐 무렵 다시 대구로 와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게 되는데,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 탓에 한동안 가족들을 낯설어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되어 가족들은 다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1953년,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건희는 아버지 병철의 권유로 어린 나이에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병철은 아들들이 선진국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길 원했고 앞서 첫째 아들 맹희는 도쿄대학 농대를, 둘째 아들 창희는 와세다대학을 다니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건희는 둘째 형 창희와 함께 살면서 도쿄에 있던 한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일본어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건희는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이때부터 생각을 아주 깊~이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그는 영화를 즐겨 보며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일주일에 3일 정도는 거의 영화관에서 살다시피 하며 영화를 통해 일본어와 영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영화를 감상했는데, 주인공의 입장뿐 아니라 조연, 감독, 카메라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서 입체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3년간의 일본 유학을 마친 뒤, 건희는 서울사대 부속중학교 2학년으로 편입했고 졸업 후엔 서울사대 부속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레슬링부에 들어가서 열심히 레슬링을 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그가 레슬링부에 들어간 것은 일본 유학 당시에 봤던 레슬링 경기 때문이었는데, 바로 재일교포 출신 프로 레슬러, 역도산에게 매료되었던 겁니다.
그렇게 레슬링을 시작한 건희는 웰터급 선수로 전국 대회에 출전해 입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건희는 공부보다는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골프를 치기 시작했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엔 와세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스스로도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고 인정하며 대신 와세다 대학 골프클럽에 가입하여 골프의 에티켓과 매너를 세밀하게 배웠다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럭비, 탁구,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도 즐겼습니다.
그래서인지 훗날 건희는 “심판이 없는 골프에서는 자율을, 야구에서는 팀워크를, 럭비에서는 투지를 배워야 한다.”라는 말도 했습니다.
건희가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자 병철은 더 큰 세상을 경험하라며 미국 조지워싱턴 경영 대학원으로 보냈습니다.
그렇게 건희는 전공으로 경제학을, 부전공으로 매스컴학을 공부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공부에 별 흥미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런 건희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그는 1년 반의 미국 유학 생활 동안 6번이나 자동차를 바꿨습니다.
그런데, 돈이 많아서 그냥 이것저것 바꿔 탄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사고팔 때마다 600~700달러 정도의 차액을 남겼다고 합니다.
게다가 자동차 구조에도 관심이 많아서 자동차를 직접 뜯고 조립하며 전문가 수준의 자동차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도 했었습니다.
한편, 이때까지만 해도 병철은 건희를 삼성의 후계자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미디어 계열을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건희의 대학원 부전공으로 매스컴학을 시키기도 했던 겁니다.
1966년, 건희가 한국으로 돌아오자 동양방송에 입사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1968년이 되자, 병철은 건희를 중앙 매스컴 이사로 임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969년, 둘째 형 창희가 아버지 병철을 투서한 청와대 투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렇게 막내아들이던 건희는 갑자기 삼성 그룹의 후계자가 될 기회를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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