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팔아 은행을 세웠지만 은행장의 자리를 뺐긴 코니 [힐튼 #5]
코니는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늘 아버지의 그늘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자신만의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1912년 1월, 코니가 살던 뉴멕시코 주가 공식적으로 미국에 편입되었습니다.
때마침 정치를 해보겠냐고 코니에게 제안한 사람이 있었고 코니는 자신만의 첫 사업으로 정치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대뜸 그 해 바로 뉴 멕시코 주의 공화당 최연소 주 의원으로 당선되어 버렸습니다.
코니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19개 법안을 만들어 제출하는 등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 법안들 중 통과된 법안은 9개뿐 본인뿐 아니라 다른 의원들이 제출한 양심적인 법안들도
복잡하고 느린 절차들과 정쟁으로 인해 사장되거나 공공연하게 뒷거래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코니가 특히 중점적으로 다룬 법안은 공공재산과 관련된 법안이었는데, 공공재산이 정치적인 이익 때문에 신용이 좋지 않은 은행에 예입되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코니는 공공재산을 정치적 지배에서 분리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가난한 사람의 이익에 위배되는 법안이라는 이유로 사장되었습니다.
결국 코니는 정치계 안에서 온갖 부정행위와 위선이 넘치는 것을 보고 정치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정치를 하며 공부한 것을 토대로 이번에는 은행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당시 뉴멕시코 주에는 주은행이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코니는 사람들을 모아서 뉴멕시코 주 은행을 만들 계획을 세웠습니다.
자신이 저축해놓은 2,900달러를 시작으로 한 여름 동안 말을 타고 직접 발품 팔아 판매한 주식 3만 달러를 투자하여 1913년 9월, 샌안토니오 뉴멕시코 주 은행(New Mexico State Bank of San Antonio)을 설립합니다.
뉴멕시코 주 은행의 주주총회가 열린 어느 날, 은행이 만들어지기까지 정말 모든 것을 계획하고 실행했던 코니는 당연히 자신이 은행장이 되리라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대주주들은 은행업 경험이 있던 70세의 어렐이란 사람을 은행장으로 선출했습니다.
코니에게 지배인이라는 역할이 맡겨지지만 명함만 있을 뿐 땡전 한 푼 떨어지지 않는 무보수 역할이었습니다. 사실상 코니는 주주들로부터 배신을 당한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뉴멕시코 주 은행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경영 악화로 인해 파산될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게 허무하게 주주총회에서 파산 결정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코니의 아버지 거스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텍사스 신탁은행과 앨버커키의 제일 내셔널 은행으로부터 제법 많은 금액의 현금 예탁을 약속받은 전보를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로써 은행 경영의 주도권이 바뀌게 되었고 드디어 코니는 뉴멕시코 주 은행의 전무로 선출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코니를 존중해 주면서도 곁에서 힘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후 코니는 더 많은 예금자를 모으기 위해 목장주, 사냥꾼, 멕시코 소농 등 여러 사람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예금자를 모집했습니다.
5달러, 6달러씩 정말 적은 돈이었지만 그렇게 한 푼 두 푼 2년 정도 돈이 모이다 보니 어느새 13만 5천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은행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1917년 1월 16일,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당시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독일제국의 외무장관 아르투르 치머만이 멕시코 주재 독일대사에게 보낸 비밀 전보문이 영국의 암호 해독반을 통해 해독되었던 겁니다.
그 내용은 독일제국이 멕시코에게 동맹을 제안하며 미국을 공격한다면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등
미국에게 빼앗긴 지역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1917년 4월 6일,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을 선언했습니다.
전쟁이 시작되자 깊은 고민에 빠져있던 코니… 그는 은행가를 계속하고 싶긴 하지만, 멕시코의 은행가가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먼저 미국인이 되고 그 다음으로 은행가가 되기로 결심하고는 잘 나가던 은행을 팔아버리고 군입대를 자원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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