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을 하다가 불편함을 느껴 만든 최초의 여행자 수표 [아멕스 #5]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머니 오더는 유럽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주로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번 수익을 유럽의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냈습니다.
아직까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유럽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럽에서 머니 오더를 현금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지만 어찌 됐든 머니 오더는 현금과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런 상황을 파악하자 해외에서도 현금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유럽 여러 나라에 있는 50여 곳의 은행과 계약을 맺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머니 오더를 현금화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해외의 각 은행에는 상당액의 현금을 예탁하여 현금화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했고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거래 은행이 늘어나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미국을 넘어 국제적인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 잡습니다.
한편, 1891년 당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사장은 윌리엄 파고의 동생, 제임스 콩 델 파고였습니다.
그는 불편한 걸 아주 질색하던 인물이었는데,
어느 날, 제임스 파고는 유럽의 대도시로 한 달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한 달치의 여행 비용을 모두 현금으로 가지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미국 대은행의 신용장을 가지고 갔습니다.
신용장이란, 예금자가 거래 은행에 청구하여 발행받는 증서로써 신용장만 가지고 있으면 해외의 거래 은행에서 자유롭게 현금을 찾아 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안상 현금 인출 절차가 너무나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큰 단점이 있었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미국의 대기업이었기 때문에 사장인 제임스 파고를 모르는 은행은 하나도 없었지만, 어느 은행을 가든지 일반 고객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신용장의 불편함을 몸소 체험한 제임스 파고는 여행에서 돌아온 뒤, 머니 오더를 기획했던 베리를 불러 미국 여행자가 해외에서 현금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을 개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당시 신용장 사용을 통한 현금 인출 시, 본인 확인을 위해 예금자의 거래 은행에 보관 중인 서명을 해외의 거래 은행에 우편으로 보내야 했고 그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오락가락하는 환율을 해외 은행이 마음대로 정했기 때문에 환율 사기를 당하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그래서 베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몇 가지 아이디어를 도입한 최초의 여행자수표를 개발합니다.
먼저, 여행자가 여행자 수표의 왼쪽 상단에 사인을 미리 해두고 현금처럼 사용할 때, 오른쪽 하단에 동일한 사인을 하는 방식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간소화시켰습니다.
현재, 신용카드 뒷면에 서명을 해놓고 결제할 때 같은 서명을 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아주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또한 여행자 수표에 유럽의 통화로 환전될 금액을 미리 기재하여 환율 변동과 상관없이 환전이 될 수 있도록 하여 여행자가 환전 사기를 당하지 않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10달러, 20달러, 50달러, 100달러 등 여러 장 묶어서 금액이 다른 수표를 필요할 때 뜯어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891년 3월, 세계 최초의 여행자수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트래블러스 체크’가 탄생하고 사용자 편의에 맞춘 아이디어 덕분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트래블러스 체크는 돈은 아닌데 돈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푸른 지폐’라 불리며 여행자의 필수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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